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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리치레터] 20여차례의 펀딩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이번 레터에서는 텀블벅으로 선보인 향수만 20여종이 넘는 아로 창작자님의 노하우를 전합니다. 1인 브랜드로 시작한 아로는 현재 올리브영과 같은 대형 유통 플랫폼 입점은 물론,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개최 등 꾸준히 성장하는 브랜드인데요. 텀블벅 펀딩 노하우는 물론,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해보세요. [아웃리치 레터]는 성공적으로 펀딩을 진행한 창작팀의 노하우 소식을 전합니다. 아웃리치팀은 텀블벅의 성공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담을 제공하는 전문 팀입니다. 계속해서 펀딩에 관한 더 유용한 소식을 듣고 싶다면 하단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에디터 Pick 노하우
고객이 원하는 것을 꾸준하게 물어보세요. 펀딩이 끝날 때마다, 오프라인 부스에서 다음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뷰 등을 진행해보세요.
제품의 구매자를 넘어, 내 브랜드의 고객을 만들기 위해선 믿음을 최우선으로 주어야 가능한 일이예요. 꾸준한 소통으로 신뢰를 만드세요.
조금이라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목청 높여 이야기하세요.

영혼에 향기를 아로새기는 텀블벅 펀딩 베테랑

Q. 안녕하세요, 처음 아로를 접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브랜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로는 ‘영혼에 향기를 아로새기다'라는 뜻을 가진 국내 향수 브랜드에요. 2019년에 텀블벅에서 첫 향수 ‘예이, 프리-지아!’를 선보인 후, 지금까지 20번 이상의 펀딩을 진행하며 차근차근 성장했죠. 지금은 자사몰을 비롯해서 29cm, 무신사, 더블유콘셉트 등 온라인 편집숍부터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올해부터는 팝업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을 운영할 예정이에요.
더 많은 분들이 아로의 향을 접하고, 향기로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조금이나마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매일 좋아하는 향을 접하는 일이 사소하지만 나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주문처럼 작용할 수 있도록!
아로 홈페이지
아로 인스타그램
Q. 그간 아로에서 선보인 여러 제품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향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라잉 아카시아 향수ㅣhttps://tumblbug.com/lyingacacia
풀 문 블로썸 향수ㅣ https://tumblbug.com/fullmoonblossom
특히 사랑을 받은 향은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아카시아 향을 담은 라잉 아카시아 향수에요. 아카시아 향수가 시중에 흔치 않아서 아카시아 피는 계절만 되면 저희 향수를 많이 찾아주신답니다.
두번째는 금목서 향을 담은 풀 문 블로썸이에요.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을 때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던 향수에요. 동요 ‘반달'의 가사에서 영감을 얻어서 금목서를 ‘달에 피는 꽃'으로 해석했어요. 사실 금목서는 따뜻한 남부 지방에 피는 가을꽃이라 서울이나 수도권에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아요.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금목서를 좋아하시고, 또 궁금해하셔서, 지금도 가을만 되면 베스트 셀러로 등극하는 향이에요.
Q. 펀딩을 2019년부터 20번 이상 진행하셨어요. 꾸준히 펀딩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로 창작자의 첫 프로젝트 ㅣhttps://www.tumblbug.com/yayfreesia
향을 오랫동안 배우고 향수를 만들면서 선보일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다 텀블벅 펀딩을 알게 됐죠. 원래 글을 쓰던 사람이라서, 책을 출간한다는 마음으로 첫 펀딩을 준비했어요. 텀블벅은 오래 준비한 작품을 말로 선보이고, 그 작품이 마음에 드는 분들을 만나는 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에는 향수 프로젝트가 거의 없었어요. 저희도 첫 향수 ‘예이, 프리-지아!’ 프로젝트를 향수 카테고리도 아닌 카테고리로 펀딩을 진행했죠.
예상했던것 보다 더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어요. 이게 되는구나.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을 수 있구나. 너무 감격했고, 기뻤어요. 그렇게 받은 후원금으로 첫 향수를 제작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할 비용이 마련됐고, 다음 펀딩에서 또 그 다음 향수를 만들 제작비가 마련됐고, 그렇게 아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텀블벅 펀딩이 없었다면 아로도 없었을 거예요.
꾸준히 펀딩을 이어오면서 아로를 믿고 찾아주시는 후원자분들도 계속 늘어났어요. ‘어떤 향을 좋아해서' 후원을 하시는 게 아니라 ‘아로가 만든 향이라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죠. 펀딩을 통해 믿고 후원하는 아로의 소중한 고객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조향 과정에서부터 쌓아 올리는 오래된 애정과 믿음

Q. 가장 최근엔 감귤꽃향 펀딩이 종료되었지요. 생소한 조합의 향부터 평소 소장하고 싶었던 향까지 매번 새로운 향에 도전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 향을 조향할지 선정하고 기획하는 과정이 궁금해요.
아로의 향을 만들게 되는 계기는 크게 두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조향사인 제가 첫 눈에 반해버리는 향. 감귤꽃 향수 탠저린 선샤인도 그렇지만, 앞서 소개했던 금목서 향수 풀 문 블로썸도 제가 첫 눈에 반해 조향을 시작하게 된 거였어요. 속수무책으로 마음을 뺏기는 향이 있으면 그걸 아로로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다행히도 제가 그렇게 빠져든 향은 아로의 고객분들 또한 좋아해주시는 향이 되곤 하죠.
또 다른 하나는 아로의 고객분들이 원하는 향, 갖고 싶어하는 향이에요. 초기에는 펀딩이 끝날 때마다 매번 설문 조사를 진행했어요. 어떤 향을 원하시는지, 어떤 향을 갖고 싶은지, 평소 좋아하는 향은 무엇인지 등등. 아로를 좋아해주시고 믿어주시는 분들이 더 행복해질 향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해요. 그래서 여전히 주기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팝업 스토어에서 향 투표를 하기도 하죠. 최근에는 좀 더 복합적이고, 각자의 마음에 더 미묘하게 와닿는 향들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Q. 오직 사진과 글만으로 마치 직접 냄새를 맡는 것 같은 스토리가 인상적입니다. 준비 중인 제품을 잘 묘사할 수 있는 아로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자기만의 향기 표현을 수집해보세요. 처음엔 단순한 표현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늘려가되, 또 너무 장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해요. 책을 읽으면서 향을 묘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문장을 모아보는 것도 시간이 걸리지만 좋은 방법이에요. 시각적인 장면들을 중심으로 향을 표현하는 분들도 많은데, 개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긴 글은 오히려 읽는 사람이 향을 상상하며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배제하는 편이에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질문해보세요! 조향사는 자신의 향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 어렵고, 더 풍부한 표현을 끌어내려면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만약 펀딩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급하게 쓰려고 마세요. 당장 눈 앞에 닥친 과제처럼 해내려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나와요. 향을 만드는 과정 사이사이에 계속 표현을 쌓아가고 만들어보세요. 조향 과정 속에서 향을 둘러싼 표현을 차근히 만들어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Q. 향수는 필요에 의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닌, 개인적인 취향의 선호가 뚜렷한 품목이기에 성과 예측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아로님은 꾸준히 일정 후원자수를 확보하는 것 같아요. 아로님의 향을 좋아해주시는 팬층이 형성된 것이 큰 요인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하면 나만의 브랜드의 팬들을 형성할 수 있는지 비결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를 무조건적으로 믿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여러가지 문제점에 봉착할 때가 있었어요. 가장 큰 후원을 달성했던 풀 문 블로썸 프로젝트 진행시, 배송해야하는 제품이 실종된 적도 있었답니다.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할 때였는데, 마지막 공장 사장님이 응급실에 실려가시면서 연락 두절이 됐거든요. 공장은 잠겨있는데 말이에요. 그 때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지만 모든 상황을 세세하게 공유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처음부터 제작을 다시 시작했어요.
다행히 이후 사장님의 아드님과 연락이 닿으면서, 일정에 큰 변화 없이 무사히 배송까지 마칠 수 있었죠. 그 소식을 전하니까 다들 너무 고생 많았다면서 자기 일처럼 안심해주시고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저희는 그런 식으로 믿음을 최선으로 두고 움직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새로운 펀딩을 오픈하면 지난 후원자분들이 후원해주시는 비율이 굉장히 높아요. 오래된 애정과 믿음. 너무 귀하고 감사한 일이죠.

일단 하는 힘, 일단 계속 걷는 힘

Q. 텀블벅 프로젝트를 스무여차례 진행하며 체득하신 아로만의 펀딩 운영 노하우나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특히 향수 분야에서 아로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잡지사 에디터 일을 했었어요. 그래서인지 제품 촬영이나, 소개를 위한 텍스트를 작성하는 일이 저는 잘 맞았어요. 더 잘하고 싶어서 따로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관련 책도 읽고 수업도 따라다니고 하면서요.
나는 좋은 걸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왜 몰라주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하면 잘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짝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정과 노력을 막 쏟다보면 그걸 알아보고 응답해주시는 분들이 분명 생기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텀블벅 펀딩은 그냥 오픈하고 나면 끝이 아니라는 건 꼭 기억해주셨음 좋겠어요. 가능하면 제작 단계에서부터 여기저기 알리면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향을 궁금하게 만들어야 해요. 당연히 제품 준비도 잘 해야하지만, 이후 펀딩 진행 소식을 많이 알리는 것도 중요하죠.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목청 높여 이야기하세요. 그래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들어주니까요!
Q. 올리브영 입점, 팝업스토어 운영, 타 화장품 브랜드 콜라보 등 텀블벅 펀딩 이후에도 왕성하게 활동을 확장하고 브랜드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브랜드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한테 텀블벅 펀딩은 원점 같은 거예요.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기도 하고요. 브랜드가 커지면서 저희 크루들이랑 언제까지 텀블벅 펀딩을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길 종종 하는데요. 가능한 오랫동안 계속 하고 싶어요.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는 텀블벅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어요. 여기가 너무 따뜻하고 다정하고… 텀블벅 후원자분들이 주는 믿음과 사랑만 받는 게 너무 좋아서요. 하지만 제 손으로 만든 브랜드가 쑥쑥 자라기 위해선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냈죠.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힘들 때는 텀블벅에서 받았던 마음을 많이 생각했어요. 정신적인 도움이 되어 준거죠.
아마 펀딩을 진행하는 많은 분들이 1인 창작자이거나, 소규모 팀일 거예요. 저 또한 꽤 오랫동안 그랬고요. 1인 창작자가 브랜드를 성장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건 끝없이 나아갈 힘을 찾는 것 같아요. 브랜드가 굴러가기 위해선 사실 많은 게 필요하잖아요. 제품만 제작하는게 아니라, 홍보 마케팅, 회계, CS와 운영, 기획,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등등 셀 수도 없죠. 그걸 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처음부터 완벽할 수도 없고요.
일단 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매번 넘어지고 눈물이 나도, 일단 다시 일어서서 또 걸어야해요. 내가 멈추는 순간 브랜드가 멈추는 거니까요.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도움을 요청하고요. 그러다보면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했던 것들을 이미 해낸 나를 발견하게 된답니다.

조향하며 가졌던 마음에 집중해주는 마음의 플랫폼

Q. 대표님이 생각하실 때 텀블벅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텀블벅은 다른 펀딩 플랫폼에 비해 ‘제품’이 아니라 ‘작품'을 후원하려는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가성비나 기능의 완전함을 따지거나, 비포 앤 에프터를 비교하며 소개하는 제품보다 공감갈 만한 제작 동기와 스토리를 가진 펀딩을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고요.
이 지점이 향수라는 분야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조향하며 가졌던 마음, 그리고 이 향에 담긴 이야기, 바틀이나 패키지 디자인의 소소한 디테일 등에 집중해주시니까요.
Q. 아직 텀블벅에서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고 있거나, 시작을 앞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특히 향수를 준비하는 예비 창작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사실 향수는 개인이 제작하기 쉬운 카테고리의 제품은 아니에요. 향수 브랜드 또한 개인이 운영하기엔 녹록치 않은 편이고요. 화장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준비하셔야 할 서류도 많은데다, 제품화 되기 위해선 최소로 제작해야하는 수량도 너무 크죠. 시작 전에 최대한 꼼꼼하게 많이 알아보는것을 추천드려요.
저도 첫 향수를 제작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어요. 자격을 준비하고, 서류를 준비하고… 제작하고자 하는 수량이 적어서 제조 공장에서 수도 없이 많이 퇴짜를 맞았죠. 그렇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급하다고 아무 공장, 혹은 업체와 시작하시지도 마시고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러 방면에서 따져보고 아니다 싶으면 아쉽지만 또 다음 기회를 찾아 나서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좋아요.
Q. 마지막으로 올해 아로의 계획 들려주실 수 있나요?
펀딩 계획 있습니다! 제가 보통 하나의 향 선보이는데 1년 이상 걸리는, 아주 느린 조향사예요. 작년부터 계속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향이 있는데, 가을과 겨울에 잘 어울릴 향이라 서늘해지는 9~10월쯤 펀딩을 오픈하게 될 것 같아요. 기존의 아로와는 조금 다른 결이지만, 아로만의 온도와 감각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향이랍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계획이 있지만 늘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 일이라, 미리 밝히기에는 조심스럽네요.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이니 인스타그램 팔로우 해주시거나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ahro(아로)’ 등록해주시면 다양한 소식 접하실 수 있을 거라 약속 드립니다!
창작자님, 이번 아웃리치 레터 어떠셨나요? 읽으면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 혹은 다음 레터에 듣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피드백을 통해 더 알차고 유용한 레터로 돌아올게요!  의견 남기기 이전 레터 보러가기